[스크랩] 그래 괜찮다...

백영선 2012. 6. 29. 12:29

그 친구의 눈에는

솔로들이란 늘 울면서 사는줄 알았던지

제법 엄숙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온다.

 

너, 괜찮니....?

 

나의 표정은 웃고 있지만

너도 똑같은 놈이구나.. 하고 생각을 하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되묻는다.

 

뭐가..?

 

내가 친구들을 멀리하기 시작하게된 동기가

바로 그런 이유였다.

 

한때는 가장 가까운 친구 들이었다.

온 식구들이 다 모여서 여름 휴가도 같이가고

생일날이나 축하를 해야 할 경우는

가족들을 포함한 전체가 다 모여서

마치 형제처럼 지내던 부랄친구들 이었다.

 

그러나 내가 이혼을 하고나자

물론 친구들은 걱정을 해서 하는 말이었지만

만날때 마다 묻는 말이 바로

 

너, 괜찮니....?   였다.

 

그것두 한두번이고 하루 이틀이지

달이 지나고 해가 바뀌어도

묻는 질문은 늘 마찬가지였다.

 

너, 괜찮니....?

 

모두에게 부담이라는 생각이 들자

자연스럽게 모임에 덜 가게 되고

우연히도 덜 부르게 되고

그래서 조금씩 멀어지게 되더니

이제는 동창회때 만나도 그냥 인사만 하고 마는

그런 친구로 변해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엉뚱한 친구가 오랜만에 얼굴 봤다고 묻는말이

또 그말인 것이었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솔로들의 표정은  어두워 보인다나 어쩐다나.

 

 

이친구야,

자네가 이글을 볼수는 없겠지만

자네 앞에서 이말을 하려다 내가 참았네.

 

자네 얘기가 솔로들은 어두워 보이고 그늘이 있다고 했지..?

자네가 볼때는 그늘로 보이고

기복이 있어 보이겠지만

그건 그늘도 아니고 기복은 더 아니고

바로 인생의 깊이라는 거네,

 

이 세상의 모든 철학은

고뇌하는 삶 속에서 탄생되었듯이

난, 지금 그 깊이를 헤아리고 있는 중이란 말일쎄..

 

물론 난 구세주도 아니고 구도자도 아니지만,

불교의 교주인 고다마 싯달다가 출가를 한 이유도

인간의 생노병사를 보고 회의를 품은 탓이란걸 아나..?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이유도

많은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일쎄..

 

자네가 이해를 할수는 없겠지만

결혼을 안해본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나이에 관계없이 대화가 막히는 느낌과 같은 것이라네.

 

자네는 행복해서 좋겠지만

나는 이렇게 깊이있는 생활이 의미 있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도 나는 많은것을 배우고 느끼면서 산다네.

 

그래서 내가 얻은 또하나의 철학이 있다면

깊이가 없는 삶은 희노애락의 진정한 의미를 모를수도 있기에,

 

나는 지금

작은 인연이나

작은 행복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살고 있다는 얘길쎄,

 

그러니 내 걱정은 말게

난, 괜찮으니..

 

출처 : 굴다
글쓴이 : 흐르는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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