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선/굴다의 행복한 사진관

[스크랩] 개발에 편자

백영선 2012. 6. 27. 14:02

떼어놀려고 그렇게 애를 써도

팔자에 이별이 없으면

절대루 헤어질수가 없는 거라는데,

 

길잃은 강아지

며칠 밤낮을 돌다 들어온 것처럼

꼬질꼬질한 모습에 눅눅한 모습에

날보고 반갑다고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놀라서,

 

아무말도 못한채

아니 아니 만을 연발하고 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얼마전,

늘 애인처럼 끼고 다니는

내 메모장을 잃어버린 일이 있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는

메모장을 테이블에 놔두고

그대로 일어서서 나오고 말았던 것이었다.

 

아차하는 생각은 하였으나

다시 돌아갈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서

할수없다는 생각으로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하고

새로운 메모장을 구입했었는데,

 

오늘,

우연히 그 식당에 가서 밥을먹고는 나오는데

밖에 구두닦는 아저씨 의자에

뭔가가 있는게 보이는데

많이 낮익은 물건 이더라는 얘기다.

 

한걸음에 알아보고 달려가니

그 구두닦이 아저씨가

근처에 세워놓은 주차 차량들

번호판 적는 수첩으로 이용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얼른 펼쳐보니

다행이 앞부분에 메모해 놓은 것들은 그대로 있고

아직도 여백이 많이 남은

뒷부분에 차량 번호를 적는

눈물겨운 고마움에

 

군데 군데 구두약이 묻어

많이 상하기는 했어도

그래도 그게 어디냐고

근처의 문방구에 가서

얼른 예쁜 수첩 한개 사가지고

가지고 있는 수첩을 보여주면서

 

아저씨 이래저래 해서

이렇게 수첩을 또 샀는데

이 수첩 어디서 나셨어요...?

하고 물었더니

식당에서 주었다고 하는게 아닌가.

 

세상에 나중에 와서 물어볼때는

모른다고 딱 잡아떼더니

볼펜만 냉큼 챙기고는

수첩은 구두가게에 하사를 했던 모양 이었다.

 

새로산 수첩을 주면서

아저씨 여기다 적으세요... 하고는

내 수첩을 챙겨서 돌아오는데,

 

적혀 있는 내용을 읽어보니

그래 맞어 그때 그내용을 적었었어,,,,

마치 일기장을 보는듯 새롭기만 하다.

 

때국물이 흐르고

좀 망가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집나갔다 돌아온 강아지 처럼

반갑기만 하다.

 

근데,

나머지 한개는 어디가서 찾나...

출처 : 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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