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선/굴다의 행복한 사진관

[스크랩]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 2

백영선 2012. 6. 29. 12:55

맑은 물,

푸른하늘,

연두빛 잎새에 일렁이는 바람,

 

내 고향의 자그마한 산사를 오르는

돌 계단에도

이제는 가을의 냄새가 나려 한다.

 

지난 여름 습하기만 했던 계곡의 기운은

청량감으로 바뀌어 있고

수많은 사람들로 벅적이던 계곡의 모습도

본래의 모습대로 제자리를 찾고있다.

 

하얀 마사가 깔린

넓디넓은 절 마당의 정경은

늘 그렇듯 고요하고,

 

수행자의 빗질자국이 너무도 서러운 나머지

마당을 가로지르는 발걸음 조차도

속세의 아픔인듯

조용히 나를 따르는데,

 

승방 댓돌위의 하얀 고무신이

아직도 그대로인것을 보니

 

어젯밤 ,

곡차에 취했던 내가

아직도 염불 삼매경인가 보다..

출처 : 굴다
글쓴이 : 흐르는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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