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버지를 처음 잃었던 때는
초등학교 6 학년 때였다.
월남전이 한참 이었을때
그곳에 기술자로 가셔서
6 년만에 돌아오셨기때문 이었다.
내가 아버지를 다시 만난건
고 3 때 였다.
어른보다 더 커진 나의 친구들을 보고서는
처음에는 말을 놓지못할 정도로
아버지와 나는 오랜기간 떨어져 있었다.
이후,
직장문제로 내가 지방에서 근무를 하게 되고
군에 입대 하기 직전까지
역시 식구들과 떨어져 지내야만 했고,
그후,
23 살 이던 여동생이
미국으로 떠난다.
그 다음해이던가,
여동생의 초청으로
어머니가 미국으로 떠나시고,
그다음,
30 살을 갓 넘긴 남동생이
역시 미국으로 떠났다.
그 이후로 남동생은 한번밖에 보지 못했다.
역시 젊은 모습만 기억이 날 정도로...
그로부터 2 년후,
아버지 마져 미국으로 가신다.
그보다 훨씬 앞선
1980년,
막내 동생이
나보다 먼저 독립을 선언하며
집을 나선다.
생각해 보면
30 중반의 나이때
나는 이미 모든 식구들과 헤어졌다.
그로부터 역시 4 년후,
나는 나의 자식들과도 헤어지게 된다.
그때가 내 나이 39 이었다.
장남 이었던 나는,
늘 일에 쫒기며 살아 왔었다.
더우기 동생들도 부모도
모두들 날 보고 있었던 터라
내 삶은 그만큼 고단 했었다.
이제와 생각하면
초등학교때부터 있었던 가족간의 이별은
30 중반의 나이가 될때까지 이어졌고
결과적으로는
난 늘 무엇이든지 잃기만 했었던 것 같다.
부모도,
형제도,
나도,
그리고 또 다른 나의 살점들도...
그래도 헤어짐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출처 : 굴다
글쓴이 : 흐르는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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