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선/굴다의 행복한 사진관

[스크랩] 행복했던 날이 며칠이나 되었을까.

백영선 2012. 6. 29. 12:58

내가 아버지를 처음 잃었던 때는

초등학교 6 학년 때였다.

 

월남전이 한참 이었을때

그곳에 기술자로 가셔서

6 년만에 돌아오셨기때문 이었다.

 

내가 아버지를 다시 만난건

고 3 때 였다.

어른보다 더 커진 나의 친구들을 보고서는

처음에는 말을 놓지못할 정도로

아버지와 나는 오랜기간 떨어져 있었다.

 

이후,

직장문제로 내가 지방에서 근무를 하게 되고

군에 입대 하기 직전까지

역시 식구들과 떨어져 지내야만 했고,

 

그후,

23 살 이던 여동생이

미국으로 떠난다.

 

그 다음해이던가,

여동생의 초청으로

어머니가 미국으로 떠나시고,

 

그다음,

30 살을 갓 넘긴 남동생이

역시 미국으로 떠났다.

그 이후로 남동생은 한번밖에 보지 못했다.

역시 젊은 모습만 기억이 날 정도로...

 

그로부터 2 년후,

아버지 마져 미국으로 가신다.

 

그보다 훨씬 앞선

1980년,

막내 동생이

나보다 먼저 독립을 선언하며

집을 나선다.

 

생각해 보면

30 중반의 나이때

나는 이미 모든 식구들과 헤어졌다.

 

그로부터 역시 4 년후,

나는 나의 자식들과도 헤어지게 된다.

그때가 내 나이 39 이었다.

 

장남 이었던 나는,

늘 일에 쫒기며 살아 왔었다.

 

더우기 동생들도 부모도

모두들 날 보고 있었던 터라

내 삶은 그만큼 고단 했었다.

 

이제와 생각하면

초등학교때부터 있었던 가족간의 이별은

30 중반의 나이가 될때까지 이어졌고

 

결과적으로는

난 늘 무엇이든지 잃기만 했었던 것 같다.

 

부모도,

형제도,

나도,

그리고 또 다른 나의 살점들도...

 

그래도 헤어짐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출처 : 굴다
글쓴이 : 흐르는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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